이민 110주년을 맞은 미국 한인 사회가 그동안 소외돼 있던 쿠바 한인들을 돕는 데 나선다.

미주한인전국재단(총회장 이우호)은 내달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로스트 캐니언 골프클럽에서 '한인 쿠바인 모국 방문 초청 경비 마련 골프대회'를 연다고 27일 밝혔다.

골프대회에서 모인 성금은 오는 8월 쿠바 한인 청소년이 열흘가량 한국을 방문하는 데 쓰인다.

이 총회장은 "미주 한인 사회는 110년간 주류사회에 진입하는 등 잘 자리를 잡았지만 1921년 쿠바로 간 한인들은 점차 잊히고 있다"면서 "모국 방문으로 한인 청소년들이 한민족의 뿌리를 찾고, 미주 한인사회와 한국에서도 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쿠바 한인들은 노예와 같은 삶 가운데서도 나라의 독립을 위해 군자금을 모아 보냈던 애국자들의 후손"이라며 "쿠바와 가장 가까이 있는 미국 이민자로서 이제는 그동안 받은 지원과 혜택을 쿠바 한인들에게 환원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쿠바 한인들은 1959년 혁명으로 쿠바가 공산화된 이후 모국은 물론 각국 한인사회와 단절된 삶을 살았다. 정부의 사전 허가가 있어야 출국할 수 있어 사실상 외부와의 접촉이 봉쇄돼 있었고 지난 1월에야 규제가 완화돼 제한적이나마 국외 여행이 가능해졌다.

임용근 전 오리건주 상·하의원과 신호범 워싱턴 주 상원의원은 이번 대회의 명예대회장이 맡아 힘을 보탰다.

재단은 이외에도 이민 1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8월 마이애미에서 캘리포니아 소년소녀합창단, 태권도시범단을 초청해 차세대 리더십 콘퍼런스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