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이 9일 쿠바인들이 미국의 경제봉쇄와 러시아의 지원 중단으로 석유와 식량 부족에 시달리던 시기에 심장질환과 당뇨에 따른 사망률이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하였다.

스페인 알카라대학의 마누엘 프랑코 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쿠바인의 몸무게가 경제봉쇄로 위기에 몰린 1991~1995년 평균 5.5㎏ 감소했으며, 당뇨와 심근경색에 따른 사망률은 각각 절반 및 3분의 1로 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영국 메디컬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런 추세는 소비에트 붕괴와 미국의 경제봉쇄로 쿠바 경제가 식량과 대중교통을 확보하는 능력이 준 것과 관련 있다”며 “심각한 식량 및 에너지 부족은 열량 섭취를 줄이는 동시에 (대중교통 대신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열량 소비를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월터 윌렛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이 연구가 “비만과 과체중을 줄이는 데 따른 이점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쿠바 경제가 1996년 이후 회복기에 들어서자 몸무게는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고, 2002년에 이르러서는 음식 섭취량이 위기 이전 수준을 넘었다. 그 결과 2011년 쿠바인의 비만율은 1995년에 비해 거의 3배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또 과학 논문에 흔치 않게 정치적 발언을 남겼다. 이들은 “우리는 고난의 기간 동안 쿠바 국민들이 용기와 위엄을 잃지 않고 대응한 것에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며 “이 비극은 국제정치에 의한 ‘인재’로, 다시는 되풀이돼선 안된다”고 썼다.

기사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