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출신의 세계적인 록밴드 롤링 스톤스가 열정의 땅 쿠바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수만 명의 쿠바인들과 관광객들이 25일(현지시간) 저녁 아바나에서 열리는 롤링 스톤스의 역사적인 공연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국영방송 추산으로 약 50만명이 운집했다.

1959년 쿠바혁명 이래 가장 큰 규모인 이번 행사는 시우다드 데포르티바 경기장에서 무료로 펼쳐졌다. 극성팬들은 시우다드 데포르티바 경기장 앞에서 밤을 지새웠다.

공연장 주변 도로는 공연 전날인 24일부터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노란 재킷 차림의 사설 경호원들과 수백 명의 쿠바 경찰, 검은 복장의 내무부 직원 등이 공연장 주변에서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1960~1980년대 쿠바 혁명의 열기가 타오르던 시절에는 롤링 스톤스의 음악은 반체제 음악으로 간주됐다. 공식 금지곡은 아니었지만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사악한 자본주의 음악이었다. 그렇지만 롤링 스톤스의 음반은 쿠바 사람들의 손에서 손으로 은밀히 전해졌다. 음반을 돌려가면서 몰래 숨어서 즐겼다.

경기장 앞에서 밤을 지새웠다는 호아킨 오르티스(62)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10대였던 1960년대 록음악 팬이었다고 말했다. 오르티스는 비틀즈와 롤링 스톤즈의 앨범을 쿠바 혁명정부가 허락한 앨범의 표지 속에 감춰놓고 들었다고 회상했다.

오르티스는 “오늘 이후 나는 죽어도 좋다. 내 마지막 소원은 롤링 스톤스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었다”라고 감격에 겨워했다.

롤링 스톤스는 출발 전날인 23일 공개한 동영상에서 스페인어로 '올라 쿠바(쿠바 안녕)'라고 인사한 후 "오랜 기간동안 우리는 전 세계의 많은 특별한 장소에서 공연해왔다. 그러나 이번 아바나 공연은 우리들에게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쿠바에 있는 모든 우리의 친구들에게도 그렇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아름다운 여러분의 나라에 불러줘 감사하다. 25일 시우다드 데포르티보에서 봅시다"라고 덧붙였다.